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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랫폼 (2019)personal blog/소파 위 감자 2024. 6. 2. 02:00
El Hoyo (The Platform)
- 본 곳: 넷플릭스
- 한줄평:
- 감상평:
어렵다. 영화가 정말 정말 어렵다. 저번주에 본 <The 8 Show>와 제한된 공간에서 음식을 위층에서부터 내려다 주는 컨셉을 공유하길래 한번 봐봤는데 영 딴판이다. 필름으로 작성된 굉장히 어렵고 생소한 장르의 소설을 본 것 같다. 아무개의 티스토리 블로그에 잘 정리된 해석글 없이 내 짧은 식견으로는 전혀 영화의 뜻을 이해할 수가 없는 수준이다.
영화가 선사하는 기괴함과 공포만 놓고 돌이켜보자면, 굉장히 충격적이면서도 이국적인 색다른 불편함을 맛본 것 같다. 영화에서는 분비물과 피가 낭자하는 원초적인 불편함을 선보이지만, 이 중 가장 충격적인 건 "절망"의 감정이다. 이 영화에서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절망을 수차례 내세우는데, 그때마다 매번 최저층을 갱신하며 "바닥 밑의 바닥"에 대한 무한한 절망을 실체화시키는 데 성공한다. 영화 극후반부에 도달하면서 바닥 밑의 바닥 밑의 바닥 밑의 바닥을 지날수록 보는 입장에서 소름 돋고 역겨운 감정을 넘어서서 코즈믹 호러에 현실 감각이 멍해지기까지 한다.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내가 영화에서 많이 따지는 개연성을 더 이상 따지지 않게 되고, 영화 등장인물들을 어떠한 하나의 상징물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 절망적인 공포를 요리한 것에 대해 상당히 감명 깊었다.
이 영화에 별점을 매긴다면, 높은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 같다. 어쨌든 간에 이해하기 어려웠고, 오락성이 높은 즐길만한 영화는 아니며, 그렇다고 메세지가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예술 영화도 아닌 것 같아서. 근데 되게 이국적인 색다른 공포다. 영화를 잘 아는 친구가 있다면 한번 소개해주고 그 친구의 생각을 들어보며 토론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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