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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17 (2025) (스포일러 최대치)personal blog/소파 위 감자 2025. 3. 10. 02:00
Mickey 17
- 본 곳: 메가박스 리클라이너
- 한줄평: 불편할 수도 있는데 자세를 고쳐 앉으면 재밌는 영화
- 감상평:
오늘 일요일 아침에 조조로 보러 갔다 온 영화. 그래도 영상 스케일과 사운드 공간감이 빵빵해서 영화관 가서 본 보람이 있었다. 영화관 들어가면서 이 영화가 "봉준호스러운지"에 대해 잘 판단할 수 있을지 나 스스로에게 숙제를 내주고 봤던 것 같다. 그런데 난 영알못이라 "봉준호스러움"이 뭔지 모르는데? "봉준호스러움"이 뭐지? 이 영화가 다른 블록버스터들과 다른 점이 뭐지? 이런 의문들을 계속 가지면서 보느라 괜히 쓸데없이 머리 아프게 본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영화의 플롯은 자체적인 세계관 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다른 감독이 그렸다면, 혹은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였다면 관객들에게 세계관을 뽐내는 것 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훨씬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이 매력적인 세계관을 정말 스토리의 재료만으로 사용한다. 한우 1++등급 소를 데려다가 우둔살 머시기 부위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려버리는 느낌이라 보면서 내가 다 아까웠다.
나머지 재료로는 봉준호 감독만의 정치색이 드러난다 볼 수도 있는 이야기와 장치들을 사용한다. 인물들은 우화 같이 느껴질 정도로 성격 유형이 직관적으로 드러나며, 각 인물들의 가치관과 결함을 묘사하는 데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없다. 메인 빌런 역할의 케네스 마샬은 특정 실존 인물 몇명이 정말 정직하게 연상되는데, 관객들의 정치 성향에 따라 이를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봉준호 감독이 욕먹을 것이 걱정되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그 원작과의 차이가 정말 크다던데, 에드워드 에슈턴 작가의 <미키7>이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지 몰라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봉준호 감독의 <미키17>과 원작 <미키7> 간의 차이도 그 못지않을 것 같은 느낌이다.
봉준호 감독의 괴수 영화들을 잘 안다면 그의 전작들 중 <괴물>과 <옥자>와도 비교분석을 해볼만 할 것 같은데, 내가 두 작품들을 봐놔 놓고는 줄거리를 기억하지 못해 비교분석을 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대충 휴머니즘이 드러나고 회색 덩치들이 등장하는 게 비슷하다는 것 말고는 <괴물>과 <옥자> 둘 다 스토리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이 <아바타>스러운 면이 있어, 이미 대중들이 익숙한 내러티브를 반복한다는 비판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이 영화는 주인공 '미키17'의 정신적 성장과 관련된 내면적인 관점에서 보면 또 꽤 볼만하다는 생각을 해봤다. 주인공 '미키17'은 일련의 소동으로 인해 차갑고 폭력적이며 솔직한 '미키18'을 대면하게 되는데, '미키17'이 영화 초반부터 갖고 있던 정신적인 트라우마와 아픔을 공격성이 드러난 자신의 또 다른 자아 '미키18'과의 대화를 통해 영화 후반부에서 해결해 나아가는 것이 흥미로웠다. 정신적으로 나약해 빠진 나는 영화에서 찌질한 주인공을 보면 자꾸 감성적으로 대입을 하려고 드는데, (비록 '미키17'과 '미키18'이 서로 다른 인격임을 역설하는 영화의 스토리와는 충돌하지만) '미키17'이 또 다른 자아와 대화하고 상호작용하는 장면들을 감명 깊게 본 것 같다.
한편, 영화 후반부 헐크형이 부활하는 장면에서 피와 관련된 미장센이 강조가 되고, 뭔가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중요한 걸 말하고자 하던 것 같던데 너무 영알못이라 알아차리지 못했다. 내 인터넷 촌구석 블로그에 아무도 안보는 이런 리뷰글 쓴답시고 아직 유튜브 댓글 민심이나 유명 평론가들의 논평을 아직 안 봤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너무 궁금해서 이 글 작성이 끝나자마자 해당 장면 해석 먼저 보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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