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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 10 (2023)personal blog/소파 위 감자 2024. 9. 20. 02:00
Saw X
- 본 곳: Wavve
- 한줄평:
- 감상평:
아니... 내가 본 게 맞나?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어서 영화를 보고 나서 꺼무위키에도 찾아봤는데 리뷰어들에게 쏘우 속편들 중 가장 평가가 좋은 작품이라고 해서 더욱 내 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오프닝의 눈 진공 트랩에 빨린 게 배우의 눈이 아니라 내 눈이었나?
스토리가 처음부터 망작처럼 시작하지는 않는다. 오프닝 트랩의 아날로그함과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주연 토빈 벨 배우의 외모, 그리고 옛날 2G폰, 옛날 인터넷과 브라우저, 옛날 CCTV 소품 등 여러 방면에서 정식 쏘우 넘버링이 붙을만한 작품 같다며 기대하게 만든다.
본격적인 직쏘 일당의 범죄가 시작되면서, 굳이 돼지마스크를 벗어서 정체를 알려주는 장면에서 아주 살짝 개연성에 대한 의문을 가졌지만 팬서비스라고 시작했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스토리에 나사가 많이 빠지기 시작한다. 다른 쏘우 시리즈 작품들과는 달리 존 크레이머 할배의 스토리를 시간순으로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각본 상 존 크레이머 할배가 타겟을 정하고 이를 실행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대로 노출한다. 먼 타지 멕시코에서, 너무나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중장비들을 너무 쉽게 제작·설치한 직쏘 일당에 대한 현실성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에는 메인 트랩들의 타겟들이 각자 분리되어 있지 않고 모두 함께 모여 자기 턴이 올 때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대상에게 훈수를 두는데, 이 도떼기시장 같은 환경이 공포 영화로써의 전반적 분위기를 해친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준비했는지는 몰라도, 존 크레이머와 아만다의 스토리 또한 너무 루즈할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전 시리즈 작품들에 비해 직쏘 일당 답지 않게 너무 허술한 면모를 중간중간 노출하기도 해서 캐릭터 설정 붕괴를 일으킨다. 물론 나중에 결말부에 "짜잔~ 모든 것은 계산 안에 있었지롱"이라는 식으로 반전으로 캐붕을 무마하려 하나, 영화 중반부부터 너무 많이 무너진 현실성 때문에 납득이 되질 않는다.
이 영화 스토리 상 개인적으로 가장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 지점으로 2가지를 뽑을 수 있다: 첫 번째로 직쏘 일당의 정체와 신상을 생존한 플레이어들에게 그대로 노출시켜 놓고 영화를 무책임하게 끝내버려서 쏘우 이전 작품들과의 개연성을 박살 내버린 것, 그리고 두 번째로 존 크레이머를 안티 히어로, 세실리아를 진정한 악인처럼 설정해서 직쏘 일당에게 이전에 없었던 위기를 경험하게 할 때, 존 크레이머에게 닥친 위기와 세실리아의 악랄함을 부각하기 위해 세실리아가 직쏘의 정체성과 범행 방법을 알고 있다는 식의 무리수 대사를 던지게 한 것. 정식 넘버링 작품에서 이딴 식으로 스토리를 진행해 버리면 이전 작품들 간 개연성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나 의문이 많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반가웠던 것은 존 크레이머 할배, 아만다 영, 그리고 쿠키 영상 속 호프만 형사가 쏘우 시리즈가 한창 개봉되던 2000년대 때 모습 그대로라는 것과 쏘우 시리즈 트랩들이 선사하는 특유의 고어함과 공포의 질감을 이번 10편에서도 잘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가 너무 박살 났다. 이렇게 개연성 다 말아먹은 망작이 쏘우 시리즈 중 평점이 높은 편에 속하다니 방구석 찐따로서 인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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