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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커 (2019)
    personal blog/소파 위 감자 2024. 1. 14. 02:00

    Joker

    - 본 곳: 넷플릭스

     

    - 한줄평: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에 이어, 또다른 하나의 "히어로물을 안 좋아해도 볼만한 작품"


    - 감상평:

      이 작품을 처음 본 건, 개봉하고 나서 친구 2명과 함께 극장에서 봤던 것이었다. 당시 영화가 끝나고 친구들과 계단을 내려가면서 여운에 취해있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개봉 전에 많은 사람들이 호아킨 피닉스가 히스 레저보다 "뛰어난" 조커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로 이 영화를 바라봤던 것으로 기억하는 데, 지금은 세상 사람 모두가 <조커2>를 환영하고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히스 레저의 <다크 나이트> (2008)과 이 작품 모두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고, 두 작품 모두 친구들과 이에 대해 토론을 하고 싶게 만드는 철학적인 펀치가 있다.

      오늘 2회차를 보면서 계속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조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이코패스 살인마들은 후천적으로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들인 것 같다.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인간을 순수한 광기와 악의로 가득찬 악마로 타락시킬 수 있는 것은 사회에서의 철저한 배제라는 것을 호아킨 피닉스 조커의 마지막 농담이 말해준다. 조커는 "What do you get when you cross a mentally ill loner, with a society that abandons him and treats him like trash? (사회가 버리고 쓰레기 취급하는 정신 질환자 외톨이를 지나치면 무엇을 얻을까요?)"라고 묻고, "You get what you fucking deserve! (당신은 존나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지!)"라고 답한다. 이 장면에 다다르기 전까지, 어떻게든 "착한 광대"로써 사회의 한 구석에서 아등바등 살아오던 조커는 일자리에서 쫓겨나게 되고, 지급받던 정신과 약물과 심리 상담을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다. 현실에서 사람들은 사이코 범죄자들에 대한 충격적인 뉴스를 접하면 공포심에 으레 정신 질환자들을 더욱 배척하곤 하지만, 우리는 "정신 질환자 외톨이(mentally ill loner)"를 무서워 해야 한다기 보다, "사회가 버리고 쓰레기 취급하는(society that abandons him and treats him like trash)" 것을 무서워 해야한다고 영화가 말해주는 듯 하다. 이 작품은 조커가 영화 내 사회로부터 철저히 버리지는 과정을 아주 세밀하게 그리며, DC 코믹스 만화 캐릭터의 탄생 과정을 성공적으로 현실 사회의 모습에 접목시켰다고 생각한다.

      <조커2>는 어떻게 구성이 될지 굉장히 궁금해진다. 조커라는 캐릭터가 애초에 순수한 광기적인 악을 표방한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더라도, 이미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여타 현실 속 사이코패스 살인마들 같이 이미 사회가 품을 수 없는 악마가 되어버렸다. 조커와 같은 악인은 타락하기 전에 사회가 잘 돌봤으면 몰라도, 이미 타락한 뒤에는 사회가 품기 어려워진다. 그러니 조커가 회개하는 선택지는 DC 코믹스 세계관을 배제하고 생각해봐도 현실적으로 막혔다고 봐야한다. <조커2>에서 다룰 수 있는 남은 시나리오는 피카레스크식 악행의 일화, 슈퍼빌런으로서 또 한번의 성장(타락), 할리퀸과의 러브 스토리, 또는 조커의 최후 정도가 있을 것 같은데, 영화 소재로써 맛있는 재료들만 남긴 했지만 본편에 버금가는 속편을 만드는 것이 워낙 어려운 일이라 기대심 만큼이나 걱정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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