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엘리멘탈 (2023)
    personal blog/소파 위 감자 2024. 3. 1. 02:00

    Elemental

    - 본 곳: 디즈니플러스

     

    - 한줄평: 미국적인 주제를 글로벌에서도 잘 먹힐 수 있게 그려낸 듯


    - 감상평:

      3.1절 휴일을 틈타 얇은 이불을 가져오기 위해 SRT를 타고 본가로 올라오면서 본 영화.

      국내에 (특히 나와 같은 젊은 남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디즈니가 은근슬쩍 강요하는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사상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 또한 현재는 PC 사상을 다루는 미디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PC가 대중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2010년도 중후반쯤에, 나는 PC가 대중문화에서 더욱 다양한 주제와 스토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금보단 많이 호의적이었지만, 획일화되는 스토리 템플릿에 질려서 점점 안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 영화는 대놓고 영화의 제목과 포스터, 예고편에서부터 PC를 대놓고 주제로 내세웠다는 게 티가 많이 났고, 또 영화를 홍보할 단계부터 영화감독이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소식이 많이 들려왔다. 때문에 개인적으로 디즈니식, 미국식 PC를 또 뻔하게 내세울까 살짝 우려가 되었지만, 그냥 디즈니가 아니라 디즈니 "픽사"가 만들었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난 디즈니 "픽사"가 디즈니보다 영화를 더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4대 원소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뻔할 수 있는 스토리를 비쥬얼적으로 다채롭고 아름답게 풀어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러 인종이 섞여서 고유 성질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미국적인 배경에서 상극인 성질 때문에 서로 단절되어 있던 물과 불 양쪽 커뮤니티의 일원인 두 남녀가 서로 사랑하게 되면서 두 커뮤니티가 조금 더 화합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스토리 자체는 예상 못했던 관객들이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그려 나가는 과정에서, 4대 원소 각 개성에 맞는 재밌는 장면들을 넣어주면서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물인 웨이드가 점집에서 막대기에 불을 붙이는 장면과, 불인 엠버의 재능을 알아본 웨이드의 어머니가 엠버에게 인턴직을 제안하여 엠버가 고민하게 만드는 장면 등, 4대 원소 소재를 적극 활용한 감독 및 작가들의 상상력이 미국 관객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관객들에게 까지 충분히 잘 전달되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파이어타운' 및 불 커뮤니티의 문화가 특정 인종에 일대일 매칭이 안되게 영리하게 잘 설정되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에게 순종적인 딸이나, 아버지를 '아슈파(아빠)'라고 부르는 것, '큰절'을 올리며 예를 표하는 것에서 동아시아의 문화를 많이 차용했다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 단순히 동아시아인들만 불 원소들에게 감정이입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불 원소들의 문화에 비쥬얼적으로 동남아 또는 중동 쪽의 색채 또한 섞였다고 느꼈고, 영화 중간중간 불 원소들의 모국어는 히스패닉 하게 느껴졌다. 자칫 잘못하면 동아시아계들만 불 커뮤니티에 감정이입할 수도 있었지만, 이러한 다채로운 설정 덕분에 자신이 소수라고 느끼는 많은 이들이 불 커뮤니티에 감정이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인사이드 아웃(2015)>나, <코코(2017)>과 같이 "픽사"가 아니었으면 아무도 못했을 상상까지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픽사"이기 때문에 이런 미국적인 소재를 글로벌 모든 관객들도 잘 즐길 수 있게 풀어내었다고 생각한다. 다소 뻔한 소재를 선택함으로써 동반했던 위험 — 까딱하면 '백인'-'물', '동아시아'-'불' 일대일 매칭이 되어 미국 안에서, 그리고 한정된 관객들 사이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뻔했던 위험 — 이 있었지만, 다채로운 비쥬얼 덕분에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personal blog > 소파 위 감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 3: 새로운 도전 (2017)  (0) 2024.03.03
    카 2 (2011)  (0) 2024.03.02
    밤이 되었습니다 (2023)  (0) 2024.02.25
    살인자ㅇ난감 (2024)  (0) 2024.02.12
    범죄도시3 (2023)  (0) 2024.02.11
Copycat ⓒ 2009. 호미 Hommy. All rights not reserved.